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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가장 넉넉한 집

이 세상에서 가장 넉넉한 집 글/이광석 이 세상에서 가장 넉넉한 집은 당신 마음속에 들앉은 생각의 집이다 대문도 울타리도 문패도 없는 한 점 허공 같은 강물 같은 그런 집이다 불안도 조바심도 짜증도 억새밭 가을 햇살처럼 저들끼리 사이좋게 뒹굴 줄 안다 아무리 달세 단칸방에서 거실 달린 독채집으로 이사를 가도 마음은 늘 하얀 서리 베고 누운 겨울들판처럼 허전하다 마침내 32평 아파트 열쇠 꾸러미를 움켜쥐어도 마음은 아파트 뒤켠 두어 평 남새밭만큼도 넉넉지 못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분양받기 힘든 집은 마음 편안한 무욕의 집이다 그런 집에서 당신과 함께 살고 싶다 때묻고 구김살 많은 잡념들은 손빨래로 헹구어내고 누군가가 수시로 찌르고 간 아픈 상처들도 너와 나의 업으로 보듬고 살자 어쩌랴 나의 안에 하루 하루..

포토1 2005.06.09

[스크랩] 부활절의 기도

부활절의 기도 / 이해인 수녀 당신께 받은 사랑을 사랑으로 돌려 드리지 못한 저의 어리석음조차 사랑으로 덮어 주신 당신 앞에 한 생애 굽이쳐 흐르는 눈물의 강은 당신께 드리는 저의 기도입니다. 깊고 적막한 마음의 동굴 속에 수없이 얼어붙은 절망의 고드름들을 희망의 칼로 깨뜨리며 일어서는 부활절 아침. 오늘은 흰 옷 입은 천사처럼 저도 뉘우침의 눈물로 표백된 새 옷을 차려 입고 부활하신 당신을 맞게 하소서. 막달라 마리아처럼 뜨거운 사랑과 아름다운 향유도 지니지 못한 미련한 저이오나 온 우주에 구원의 꽃을 피우신 당신을 기리기 위해 가장 날랜 기쁨의 발걸음으로 달려가게 하소서. 시몬 베드로의 겸손한 믿음으로 저도 당신께 다가서서 가슴에 출렁이는 물소리를 들으며 이렇게 고백하고 싶나이다. "아시는 바와 같이..

스토리1 2005.04.17

간디의 행복

간디의 신발 간디가 어디로 여행을 할 때다. 출발하는 기차에 오를 때 그의 신발 한 짝이 벗겨져 플랫폼에 떨어지고 말았다. 그를 전송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얼른 신발을 주워 기차 안으로 던지면 되었을 것이다. 일행 모두 함께 기차를 타고 가는 사람들이었다. 이미 기차가 움직이고 있어 내려서 주울 수도 없었다. 그러자 간디는 얼른 나머지 신발을 벗어 먼저 신발이 떨어진 곳으로 던졌다. 사람들이 왜 그러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서로 나누어진 신발 한 짝은 누구에게나 쓸모가 없지요. 그렇지만 저렇게 두 짝이 되면 누구에게나 쓸모가 있게 되지요. 가난한 사람이 줍는다면 더욱 좋은 일이겠지요.” 젊은시절 그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땐 간디의 순간적인 기지에 무릎을 쳤다. 보통사람들로서는 금방 그런 생각을 ..

스토리1 2005.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