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의 기도 / 이해인 수녀 당신께 받은 사랑을 사랑으로 돌려 드리지 못한 저의 어리석음조차 사랑으로 덮어 주신 당신 앞에 한 생애 굽이쳐 흐르는 눈물의 강은 당신께 드리는 저의 기도입니다. 깊고 적막한 마음의 동굴 속에 수없이 얼어붙은 절망의 고드름들을 희망의 칼로 깨뜨리며 일어서는 부활절 아침. 오늘은 흰 옷 입은 천사처럼 저도 뉘우침의 눈물로 표백된 새 옷을 차려 입고 부활하신 당신을 맞게 하소서. 막달라 마리아처럼 뜨거운 사랑과 아름다운 향유도 지니지 못한 미련한 저이오나 온 우주에 구원의 꽃을 피우신 당신을 기리기 위해 가장 날랜 기쁨의 발걸음으로 달려가게 하소서. 시몬 베드로의 겸손한 믿음으로 저도 당신께 다가서서 가슴에 출렁이는 물소리를 들으며 이렇게 고백하고 싶나이다. "아시는 바와 같이..